[사설] 한국인을 오히려 위로하는 미국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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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국인을 오히려 위로하는 미국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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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버지니아공대 참사 후 6일이 지났다. 시간이 상처를 치유해 내고 있다. 슬픔은 침전물로 가라앉고 비극의 물잔 위로는 다시 희망이 떠오르고 있다. 미국인의 성숙한 처신, 슬픔을 함께하려는 한국인, 비극의 잘못된 전이(轉移)를 막으려는 선량한 노력 등이다.

대학 잔디밭에 놓인 추모석 33개에는 조승희를 위한 것도 있다. 미국인의 편지들은 조승희의 절망적 자폐를 안타까워하며 영혼의 안식을 기원하고 있다. 광란의 살인극을 저지른 이에게까지 이해와 관용의 손길을 내민 것이다. 사태 직후에는 한국인에 대한 적대적 행위가 있을지 모른다는 걱정이 한국인 사이에서 있었다. 그러나 심각한 사례는 나오지 않았다. 미국인은 오히려 한국인의 이런 걱정을 걱정해 주었다.

미국인들은 사건이 조승희의 개인적 행동이니 한국인이 죄의식을 느낄 필요가 없다고 위로했다. 그러나 한국인의 느낌은 달랐다. 동양적 연대 정서가 강한 한국인은 서구적 논리를 넘어 미안하고 가슴 아파했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한국인들이 강한 민족주의로 집단적인 죄의식을 느끼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미국인은 그런 한국인의 마음을 놓치지 않았다. 미국 언론과 대학당국.지역 주민 등 많은 미국인은 한국인의 애도에 감사를 전했다. 한국인은 미안해했고 미국인은 감사했다.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한 역할을 한 것이다.

앞으로 전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인간이기에, 일부 미국인에게는 뇌리에 박힌 '조승희 동영상' 이미지가 자신들도 모르게 한국인에게 부정적으로 작용할는지 모른다. 이런 과제도 서로의 의식적인 노력으로 풀리기를 바란다. 많은 한국인에게 미국은 단순한 외국이 아니다. 수백만 재미 한국인에게 미국은 제2의 조국이며, 한국에 있는 그들의 가족.친지에게는 동맹국 이상이다. 조승희라는 불쌍한 넋이 이런 현실을 다시 한번 일깨워, 서로를 더욱 깊게 이해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한국 동포들은 미국 사회를 돕고, 미국인은 그들을 공동체의 가족으로 더 다정히 껴안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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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iginal Source: Joins.com/ JoongAng 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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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tor

JoongAng Daily

Date

2007-10-22

Contributor

Haeyong Chung

Language

ko

Citation

JoongAng Daily, “[사설] 한국인을 오히려 위로하는 미국인들,” The April 16 Archive, accessed May 20, 2019, http://april16archive.org/items/show/14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