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반사회적 정신질환이 빚은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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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반사회적 정신질환이 빚은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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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버지니아공대 학살 사건의 범인 조승희가 1차 범행 직후 미국 방송국에 부유층을 저주하고, 피로 보복하겠다는 메모.동영상.사진 등을 보냈다. 그가 쓴 희곡 작품에는 청소년이 아버지.교사 등을 변태.사탄으로 묘사하면서 죽이겠다는 말을 되풀이하는 등 사회에 대한 증오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고 한다. 그의 부모들조차 아들의 반사회적인 성격을 매우 걱정스러워했다는 것이다.

그의 범행 동기에 대해선 미국 경찰이 조사 중이지만 정신질환 수준의 반사회적 성격에 의한 계획 범죄로 보인다. 그는 과거의 총기 난사 사건 범인들을 순교자로 지칭했을 정도다. 정신병적인 그의 성격을 미국 이민 1.5세대의 특징으로 부풀려선 안 된다. 이번 사건은 극히 비뚤어진 과대망상자가 벌인 참극이다. 어린 시절 미국에 건너가 경제.사회.문화적 역경을 꿋꿋하게 이겨내고 잘 살고 있는 이민 1.5세대는 숱하게 많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번 사건이 우리에게 던지는 시사점은 많다고 본다. 정도 차이는 있겠지만 어느 사회에서든 청소년들의 반사회적 성격에 의한 일탈행동은 항상 있다. 그의 범행은 사회, 특히 부유층에 대한 증오에서 출발했다. 빈부격차는 해소돼야 하지만 부유층에 대한 선망은 선의의 경쟁과 발전 동기가 될 수 있다. 반면 증오는 파괴를 낳는다. 우리 사회에서 정치세력들이 증오를 부추긴 점은 없는지 반성해볼 필요가 있다.

조씨는 전투.살인을 일삼는 인터넷 게임에 몰두해 있었다. 이러면 생명 존중 의식이 약해지며, 충동적으로 적개심을 보인다고 한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청소년의 비정상적인 일탈행동이 많아졌고, 범죄의식마저 낮아졌다. 폭력 영화 등을 본뜬 모방범죄도 종종 벌어진다. 사회는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가정에선 따뜻한 보살핌보다 성적만을 중시하는 부모가 늘면서 청소년들의 정서는 갈수록 메말라간다. 폭력적 인터넷 게임은 큰 인기다. 이번 사건을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치유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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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iginal Source: Joins.com/ JoongAng 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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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tor

JoongAng Daily

Date

2007-10-23

Contributor

Haeyong Chung

Language

ko

Citation

JoongAng Daily, “[사설] 반사회적 정신질환이 빚은 비극,” The April 16 Archive, accessed November 21, 2024, https://april16archive.org/items/show/1472.